그녀를 사랑하는 방법
영화 <500일의 썸머>
연애가 시작되었나요? 당신은 이제 그녀의 마음을 얻었어요. 그녀 역시도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어쩌면 사랑한다고 말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안심해서는 안 돼요. 그녀가 달아나냐구요? 아니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당신을 더욱 사랑하게 하려면, 그리고 그녀와 행복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당신은 안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에요. 어떻게 아냐구요?
그녀는 바로 나와 같은 여자이니까요. 그래요. 이게 가장 중요한 열쇠인지도 몰라요. 당신은 당신과 같은 남자가 아닌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당신은 그녀에 대해 혹은 여자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에요. 그게 첫 걸음이에요.
많은 사랑을 해 봤다구요? 여자는 다룰 만큼 다루어 봤다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내 충고가 가소로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당신이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어설프다면 내 말을 들을 필요가 있을지도 몰라요. 아마 당신의 그녀는. 그래요 그리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어요. 걸그룹처럼 깜찍한 얼굴과 전 섹시한 8등신에 꿀벅지를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어요. 저 모든 여자들을 합친 완벽한 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당신은 그녀를 예뻐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요. 자주 말 해 주세요. 예쁘다고 그리고 가끔은 아름답다고도 말해주세요. 그녀는 자신의 외모에 그다지 자신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당신에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쁜 여자가 되고 싶을 거에요.
그녀는 아마 당신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거에요. 당신에게 드러내지 않지만 당신과 만나서 식사를 하다가 화장실에 가는 건 볼일을 보기 위해서가 아닐 수도 있어요. 바지 뒷주머니에 콤팩트를 넣어가서는 화장실 거울 앞에서 조심스럽게 토닥일거에요. 그건 순전히 당신을 위한 거에요. 당신에게 예뻐 보이고 싶어서요. 그러니까 당신. 자주 말해주세요. 그녀가 불안하지 않게. 그리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눈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서 그녀에게 말해주세요.
“내 눈에는 세상에서 니가 제일 예뻐.”
그런 말 많이 들어봤을 거에요. 여자는 끊임없이 확인받으려고 한다는 것을요. 그것도 말로 확인받는 걸 가장 좋아하죠. 어쩌면 당신은 그녀가 자꾸만 사랑하느냐 좋아하느냐 물어대는 것이 조금은 지겨울 수도 있을 거에요. 그렇지만 절대 티를 내지는 마세요.
그녀가 계속 물어보는 건 그만큼 여자들은 사랑에 있어 확신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해서니까요. 절대 당신을 의심해서도, 둘의 사랑을 믿지 못해서도 아니에요. 다만 그녀는 확인을 받고 싶을 뿐이에요. 바로 당신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로 말이죠. 그러니까 자주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그녀가 어떤 답을 원하는지 뻔히 보이는 질문을 한다고 해도 당신은 ‘뭐 그런 걸 물어보냐’고 넘기지 말아요. 그럴 때는 그 뻔한 대답을 해주는 게 가장 좋은 거에요. 립서비스라구요? 그래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 뻔한 말이 그녀가 그토록 듣고 싶어 하는 말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거에요.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녀를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그녀가 만약 남자의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을 만큼 씩씩하다 하더라도 당신은 그녀를 연약하고 보호해줘야 할 존재처럼 대해주세요. 여자들은 사실 남자를 이기고 싶어 하지 않아요. 싸울 때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구요?
그건 그녀가 당신을 이기기 위해 그러는 게 아니라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그런 거에요. 그러니까 그녀를 작은 새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이 보살펴주고 아껴줘야 살아나갈 수 있는 새라고 생각하세요. 그녀가 그리 애교스럽지 않다 하더라도 당신은 그녀를 애교스러운 여자처럼 대해 주세요.
그녀가 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가 들어간다고 하면 당신은 당연히 걱정이 되겠죠. 그리고 너무 걱정이 된 나머지 그녀에게 왜 그렇게 늦게 다니냐고 화를 낼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참으세요. 그리고 화를 내는 대신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세요. 걱정이 되어서, 세상이 험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그녀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에요.
당신이 진심으로 걱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아마 그녀는 그리 늦게 다니지 않을 거에요. 만약 그래도 늦게 다닌다면 전화로 걱정하거나 화를 내는 대신 당신이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세요. 매번 그럴 수는 없겠지만 아주 가끔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당신의 그녀는 너무 행복해 할 거에요.
가끔은 길을 걷다가 이유 없이 그녀를 꼭 한번 안아 주세요. 으슥한 곳에서만, 혹은 침대에서만 그녀를 안지 말고 그냥 길을 걷다가 담백하게, 그렇지만 마음을 담아서 안아 주세요. 아마 그때 당신의 그녀는 당신이 미처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당신의 진심까지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사람 많은 데서는 부끄럽다구요? 꼭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 하더라도 괜찮아요. 당신의 진심만 담겨 있으면 되니까요.
한 번씩은 당신의 남자다움을 보여주세요. 아 뭐 그렇다고 해서 터프가이가 될 것 까지는 없어요. 그냥 당신이 그녀의 남자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요. 다른 누구도 그녀에게 남자 일 수 없도록, 오직 당신만 그녀의 남자라는 것을 말이죠. 그녀가 아무리 다른 남자들 얘기를 한다고 해도 신경 쓰지 마세요. 그녀는 당신에게 확인 받고 싶은 것뿐이에요.
당신이 자신의 남자라는 것을 말이에요. 그리고 어쩌면 조금쯤은 당신이 질투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어요. 알고 있죠? 여자가 질투하는 것보다 남자가 질투하는 게 훨씬 더 예뻐보인다는 것을 말이에요. 왜냐면 남자들은 좀처럼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가끔씩은 일부러라도 질투를 해 주세요.
혹시 그녀와 다투게 되더라도 말 안 하고 그냥 있지 마세요. 그러면 당신의 그녀는 혼자 상상하다가 마침내 혼자 결론을 내버리게 될지도 몰라요. 그녀가 상상하지 않아도 되도록 혼자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그렇게 해주세요. 지금 당장은 그녀와 다투는 일이 소모적이라고 느껴지고, 어쩌면 말없이 그냥 시간을 좀 보내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 해 줄 거라 생각되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당신의 그녀는 당신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 피곤하더라도 그녀와 다투게 된다면 끝까지 대화로 풀어주세요. 말 주변이 없다구요? 그런 건 없어도 괜찮아요. 다만 진심만 있다면요.
그녀를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녀가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요. 그리고 그녀로 하여 이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다고 느끼게 해 주세요. 당신이 이 모든 걸 할 수 있다면 분명 그녀는 당신의 하늘에 떠 있는 단 하나의 유일한 별이 되어 줄 거에요. 언제까지나 당신만을 위해서 반짝이고 당신만을 비추는 별이 될 거에요. 그녀를 많이, 정말 많이 사랑해주세요. 다시는 이런 사랑이 없을 것처럼, 그리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그녀가 외롭지 않도록 자주 만나고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한 번은 전화를 해 주세요. 그녀는 당신이 전화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것일 테니까요. 특별한 이벤트 같은 건 없어도 괜찮아요. 다만 기념일을 기억해주세요. 그녀가 자기 혼자만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자. 이제 준비됐나요? 잘 할 수 있죠? 왜냐면 당신은 그녀가 선택한 정말 멋있고 괜찮은 남자일 테니까요. 당신의 매력을 그녀에게 보여 주세요. 그리고 행복하게 사랑하세요. 언젠가는 끝이 온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 끝을 생각하지 말구요. 그냥 사랑하세요. 영원할 것처럼. 그리고 다시는 이런 사랑이 오지 않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