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멀티오르가즘을 선물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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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번도 안해본 여자]
 
"...아까, 내 팬티 봤죠?"
 
"...네?"
 
예상 못한 질문에 당황했습니다.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어떤 변명을 해야 할까,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동안 그녀는 피식 웃었습니다.
 
"농담이에요, 진지한 표정은. ㅋ"
 
반쯤 껴안은 상태에서 귀에 속삭이는 그녀의 음성이 귓가를 간지럽혔습니다.
 
"...그냥, 혹시 봤을까라고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이상해지는 거 있죠."
 
'이 여자, 나랑 자고 싶은 건가?'
 
이지적인 외모의 그녀가 이런 퇴폐적인 매력을 풍길 줄은 몰랐기 때문에,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었는지,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대더군요. 때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던 몇 명의 여자들 덕분에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화장실 앞에서 서로 밀착되어 키스하기 직전의 흥분 상태인 커플이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일단 자리로 가요"
 
그녀는 돌아가려 몸을 돌렸습니다.
 
'뭔가 독특하고 중독적인 매력이 있는 여자군.'
 
순식간에 제 목에서 그녀의 입술이 멀어지는 아쉬움도 잠깐, 비틀거리며 쓰러지려는 그녀를 잡았습니다, 그녀를 뒤에서 잡긴 했는데, 거의 껴안은 꼴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 손은 허리를, 그리고 한 손은 가슴 아래를 쥔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황급히 놓았는데, 그녀는 모르는 듯 살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고마워요."
 
스커트 한쪽이 허벅지 위로 살짝 올라가 스타킹 라인이 드러날 것 같은 고혹적인 모양새로 그녀는 제 앞에 서 있었습니다.
 
'회사에 관련된 어떤 사람과도 섹스하지 않는다. 이건 걸리면 소문에, 망신에... 이 여자도 지금 날 떠보는 게 아니고, 그냥 술버릇이 고약한 거야. 괜히 지금까지 쌓아 온 순결남 이미지에 먹칠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참자, 참아. 독박 쓰고 싶지 않으면 지금만 잘 넘기는 거야.'
 
그리고 제 입에서는 뇌를 거치지 않는 말이 나왔습니다.
 
"너무 취하신 것 같으니, 그만 나가죠."
 
그녀는 차 안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집이 어디예요?"
 
"..."
 
"..."
 
솔직히, 계속 잠들어 있는 상황은 연속 오바이트를 해대는 것 다음으로 제가 꺼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길바닥에서 재울 수는 없으니 모텔로 데려 가야 하고, 그렇다고 제가 술 취한 여자와 섹스하거나 하는 그런 몰지각 형은 아니거든요.
 
"딩동!"
 
'깜짝이야.'
 
그녀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왔더군요. 일부러 볼 생각은 없었지만, 상체가 일부 그녀 쪽으로 기울어 있던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미리 보기로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진진! 알았어. 재미있겠다. 꼭 연...'
 
'.....?'
 
이게 무슨 말인지 의미인지를 몰라 갸웃거리고 있는데, 그녀가 몸을 움직이더군요. 화들짝 놀라서 바라보았습니다.
 
"...."
 
그녀는 긴장이 풀어진 듯, 두 다리를 살짝 벌리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스커트는 말려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미 벌린 두 허벅지 사이로 예의 그 독특한 디자인의 팬티가 살짝 드러났습니다.
 
'망사....'
 
질 입구를 제외한 부분이 드러난 시스루 속옷이었던지라, 저의 눈길은 아주 당연하게도 그곳을 향하더군요. 매끈하고 탄력 있는 벌어진 허벅지 아래, 그녀의 봉긋하게 솟아오른 그곳이 보였습니다.
 
'...왁싱을 했구나. 깔끔하게'
 
태닝한 그녀의 숨겨진 흰 피부가 드러난 팬티 라인, 실오라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망사 아래 그녀의 그곳, 제 것이 흥분을 참지 못하고 발기하는 것이 느껴질 만큼, 그녀의 하반신은 유혹적이었습니다. 그녀가 '으음...' 소리를 내면서 뒤척였습니다.
 
"좀 깼어요? 집이 어디예요?"
 
그녀는 눈을 살며시 뜨고 저를 한참 바라보더니 다시금 눈을 감았습니다. 덜 깼나 싶어서 다시 물어보려고 입을 여는 찰나, 그녀가 말했습니다.
 
"...나 술 많이 먹은 날은 집에 못 들어가요. 엄마가 잔소리쟁이라."
 
여자들은 그리 취해서 몸을 비틀거리면서, 모텔 카운터 뒤에서는 그렇게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지 참 궁금합니다.
 
"...여긴 시설이 좋네요"
 
"분위기 괜찮죠? 가끔 오는데, 여기 나름 좋아요. 헉."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습니다.
 
"꽤, 자주 오나 봐요. 모텔, 호텔, 이런 곳."
 
"...아, 그냥 가끔이요."
 
"하긴."
 
그녀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컵에 따랐습니다.
 
"... 모텔에서 꼭 섹스만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녀의 입에서 '섹스'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제 심장은 덜컹거리며 펌프질을 시작했습니다.
 
"씻고 나올게요."
 
반투명한 샤워실 유리로 그녀의 실루엣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그림자만큼 희뿌옇게 보이는게 다였지만,
 
'역시 모델 몸매인가...'
 
뭔가 순식간에 벌어진 일들이 어떻게 흘러가고 어디까지 가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순식간에 그녀와 전 한 공간에 들어왔습니다. 그녀와 저는 씻고 가운을 걸치고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뭔가 누군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든, 곧 서로의 몸에 휘감길 생각을 하고 있던 저는. 잔뜩 발기된 제 것이 혹 그녀에게 닿을까 싶어 옆으로 누워 있었습니다. 키스로 서로의 타액을 나누고 그녀의 매끈한 등을 어루만지며 골반까지 이어진 라인을 훑어 내려가는 즐거움에 제 머릿속이 성호르몬으로 범벅이 될 때쯤, 그녀가 입을 열었습니다.
 
"내일 일찍 출근해야 해서, 전 바로 잘게요."
 
"아, 네."
 
모텔 방 안은 서로의 숨소리와 적막으로 가득 찼고, 저는 왜 멀쩡한 집을 놔두고 여기 와서 처음 본 여자랑 자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물론 제 몸은 반 정도 그녀에게 잠식되어 있었습니다. 그녀가 옆으로 몸을 돌려 한쪽 팔은 제 가슴을, 한쪽 다리는 제 다리 위에 포개어서 잠이 들었거든요. 그녀의 입술은 바로 제 귀 근처에서 지속해서 뜨거운 숨을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모텔 가운 특징상, 그녀의 송두리째 드러난 허벅지부터 힙라인까지 그리고 구릿빛 피부의 섹시미를 그대로 연출하며 저를 거의 실시간으로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거울 방에 들어와서....'
 
굳이 아래를 보지 않아도, 천장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떤 자세로 서로에게 안겨 있는지가 아주 조목조목 드러난 상태였습니다. 그녀는 정말 섹시함 그 자체였습니다. 몇 번이고 그녀의 드러난 엉덩이를 쓰다듬고 싶은 생각이 쉴새 없이 떠올랐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제 발기된 그것이 혹시라도 그녀의 다리에 부딪힐까 봐 신경 쓰는 것뿐이었습니다.
 
'원래 이런 자세는 한번 섹스가 끝나고 서로의 체온이나 느낄 때 가지는 건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저도 서서히 찾아오는 잠에, 눈을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그냥 잘까....'
 
제 한쪽 품에 안겨 누워 있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살짝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되게 예쁘게 생겼네. 얼굴도 작고.'
 
거의 서로의 얼굴이 밀착되기 직전까지 앞에서 그녀를 보고 있었습니다.
 
'뽀뽀 정도 하면 알아 차치려나, 아마 모르겠지.'
 
입술만 내밀면 되겠다, 라는 생각을 하다 무심코 그녀의 눈을 보았습니다. 아니, 눈을 보았다는 것은 그녀가 눈을 떴다는 말이죠. 동그랗게, 그리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가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을 울리는 한마디.
 
"나... 계속 이렇게 놔둘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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